의사가 되는 길, 그 긴 여정 속 단계별 이야기: 인턴부터 전임의까지
병원에 가면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이 환자분은 전공의 선생님이 먼저 보실 거예요.”
“조금 있으면 전임의 선생님이 회진을 돌 예정입니다.”
“응급실에서 인턴이 먼저 체크했어요.”
이 말들 속에는 우리에게는 조금 낯설지만, 의사들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수련 단계’**가 담겨 있습니다. 인턴, 레지던트, 전공의, 전임의, 펠로우 같은 단어들이죠. 이 단어들이 다 무슨 뜻인지, 어떤 순서로 이어지는지 궁금해하신 적 있으신가요?
오늘은 이 헷갈릴 수 있는 의사의 수련 단계를 하나하나 쉽게 풀어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의사가 되기까지의 큰 줄기
우선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의사가 되는 과정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어집니다.
의대/의전원 → 의사 면허 → 인턴 → 전공의(레지던트) → 전문의 → 전임의(펠로우) → 교수 또는 개원의
물론 이 안에서도 선택에 따라 가지는 달라질 수 있어요. 어떤 이는 인턴까지만 하고 임상 외의 길로 가기도 하고, 어떤 이는 전문의 자격을 얻자마자 개원하거나 공공의료 영역으로 뛰어들기도 하죠. 하지만 기본적인 임상 수련 과정은 대개 이 순서를 따릅니다.
🩺 의사가 되는 과정 한눈에 보기
- 의과대학(의대) /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6년제 or 4년제)
- 의사 국가고시 합격 → 의사 면허 취득
- 인턴(1년) – 병원 현장 실습
- 레지던트(전공의, 3~4년) – 전공 선택 후 전문 수련
- 전문의 자격시험 → 전문의 취득
- 펠로우(전임의, 1~3년) – 세부 전공 수련
- (필요 시) 교수, 개원의, 병원 취업, 연구원 등 진로 선택
인턴 – 의사로서의 첫 발걸음
의대를 졸업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하면 의사 면허증을 얻게 됩니다. 이 시점부터 그 사람은 정식 의사가 됩니다. 하지만 면허만으로 환자를 제대로 진료하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하죠.
그래서 시작되는 게 바로 인턴 과정, 즉 수련의 첫 단계입니다.
인턴은 보통 1년 동안, 다양한 진료과를 돌며 실무를 익히는 기간이에요. 내과, 외과, 소아과, 응급의학과 등 주요 과를 모두 일정 기간씩 돌면서 병원의 전체적인 시스템과 진료 흐름을 몸으로 익히는 거죠. 말하자면, 의사로서 ‘세상을 경험해보는’ 시간입니다.
이 시기의 의사들은 아직 어느 과를 전공할지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과를 접하며 진로를 결정합니다. 이때 느끼는 ‘적성’과 ‘현실’의 균형이, 향후 전공 선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쳐요.
- 기간: 1년
- 역할: 의사 면허를 가진 '신입 의사'로, 여러 과를 **로테이션(돌아가며 경험)**하며 진로를 결정
- 특징: 아직 전공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이며, 진짜 실전 첫해라고 보면 됩니다
- 예시: 소아과, 내과, 외과, 응급실 등을 모두 돌며 실무와 시스템을 경험
👉 인턴은 "나는 어떤 과가 맞을까?"를 고민하며 병원을 돌며 배우는 과정입니다.
전공의(레지던트) – 진짜 수련의 시작
인턴 1년을 마치고, 선택한 과에 지원하여 선발되면 레지던트가 됩니다.
‘레지던트(Resident)’라는 말은 그 병원에 상주하는 수련의라는 뜻이에요. 병원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때로는 밤샘 근무도 하며 온몸으로 환자 진료를 익히는 시기입니다.
레지던트는 흔히 전공의라고도 불립니다.
즉, 전공의는 의학 전공 수련을 받는 의사를 뜻하는 포괄적인 용어이고, 그 안에 인턴과 레지던트가 포함되는 개념이에요. 다만 실무적으로는 인턴을 전공의에서 제외하고, 레지던트만 전공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과에 따라 3년에서 4년 정도 소요되고, 각 해를 R1, R2, R3, R4로 부르며 점점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됩니다. 환자 진료, 수술 보조, 병동 관리, 응급 상황 대응 등 거의 대부분의 병원 진료 과정에 관여하게 되며, 상급의인 교수나 전문의의 지도 아래 본격적인 의사로 성장해갑니다.
이 시기는 매우 바쁘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소모가 큰 시기지만, 의학적 지식과 실제 경험이 가장 급격하게 쌓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 기간: 3~4년 (전공에 따라 다름)
- 역할: 하나의 전공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진료, 수술, 병동관리 등을 배우는 의사
- 과정: 레지던트 1년차(R1), 2년차(R2), 3년차(R3)... 이런 식으로 부름
- 특징: 환자 진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아직 수련 중이라 상급자의 지도 아래 일함
👉 인턴이 ‘맛보기’라면, 레지던트는 진짜 고되고 전문적인 훈련 과정이에요.
전문의 – 하나의 완성
레지던트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하면 드디어 ‘전문의’라는 칭호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 ‘정형외과 전문의’, ‘산부인과 전문의’처럼요.
전문의가 되면, 더 이상 수련을 받는 의사가 아닌 자율적으로 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는 독립된 의사가 됩니다. 이 시점에서 많은 이들이 개원을 하거나 종합병원 취업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일부는 더 높은 수준의 세부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전임의 과정’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 전문의 시험을 통과하면 자신이 수련한 과에서 전문가 자격을 획득
- 예: 소아과 전문의, 내과 전문의, 외과 전문의 등
- 이후 진로: 개원의(개인병원 개업), 종합병원 취업, 대학병원 펠로우 등 다양
👉 레지던트를 마치고 시험을 통과해야만 ‘○○과 전문의’라는 칭호를 가질 수 있어요.
펠로우(전임의) – 세부 전공으로의 도약
‘펠로우(Fellow)’ 또는 전임의는 전문의 자격을 획득한 뒤, 다시 한 번 더 좁고 깊은 분야로 들어가는 의사입니다.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가 된 후,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분야에서 펠로우 과정을 밟게 됩니다.
이 과정은 보통 1~3년 정도이며, 보통 대학병원에서 교수급 의사의 지도 아래 고난이도 시술이나 진단을 배우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전임의는 레지던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갖지만, 아직 ‘교수’나 ‘책임의사’ 역할을 맡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환자가 "교수님은 언제 오시나요?"라고 물으면, 보통 전임의 선생님이 먼저 진료하고, 이후 교수님이 등장하는 일이 많죠.
- 기간: 1~3년
- 역할: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 과의 더 세부적인 분야를 배우는 사람
- 예: 내과 → 심장내과 / 외과 → 간이식 전문
- 장소: 보통 대학병원에서 교수진의 지도 아래 심화 수련을 받음
- 특징: 전문의보다는 덜 독립적이지만, 레지던트보다는 훨씬 자율성 높음
👉 펠로우는 말 그대로 **‘더 깊이 배우는 전문의’**라고 보면 됩니다.
그 이후: 교수? 개원의? 다양한 진로
펠로우까지 마치면, 의사의 기본 수련과정은 사실상 끝납니다. 이후엔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죠.
- 개원의: 개인 병원을 열고 독립적으로 진료
- 대학병원 교수: 진료 + 교육 + 연구를 병행
- 전임교수 or 책임교수: 특정 진료과의 리더로 성장
- 공공의료, 연구소, 제약회사: 비임상 분야로 확장
요즘은 의료 AI, 데이터 기반 진료, 보건정책, 바이오 창업 등 다양한 진로가 생기면서, 꼭 병원 안에서만 활동하지 않는 의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전임의 vs 교수의 차이?
- 전임의(펠로우): 수련 중인 전문의
- 교수: 수련을 끝내고, 연구, 진료, 교육을 병행하는 의사
- 대부분 전임의를 거쳐서 교수로 임용되거나, 개원의나 전문의로 진로를 결정합니다.
의사과정 단계별 흐름
단계 | 명칭 | 기간 | 역할 |
1단계 | 의대/의전 | 4~6년 | 기초 의학 이수 |
2단계 | 인턴 | 1년 | 병원 실습, 전공 선택 준비 |
3단계 | 레지던트 (전공의) | 3~4년 | 한 과의 전문 수련 |
4단계 | 전문의 | 평생 | 의사 자격 완성, 진료 가능 |
5단계 | 펠로우(전임의) | 1~3년 | 세부 전공 수련 |
6단계 | 교수 or 개원 | 자율 | 교육, 진료, 연구 or 개인병원 운영 |
Q&A
Q. 펠로우는 꼭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전문의 자격만으로도 충분히 진료하고 개업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학병원에서 교수나 세부전문의를 목표로 한다면 펠로우 과정은 거의 필수에 가깝습니다.
Q. 레지던트와 펠로우는 모두 ‘수련의’인가요?
A. 둘 다 수련의지만, 보통 ‘전공의’는 레지던트를 가리키고, 펠로우는 ‘전임의’라고 따로 구분해서 부릅니다.
Q. 펠로우는 월급을 받나요?
A. 네, 월급을 받습니다. 레지던트보다 높지만, 교수급보다는 낮습니다.
의사의 길은 길고, 치열하고, 소중하다
‘의사’라는 단어는 단순한 직업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수년간의 고된 훈련과 헌신, 끊임없는 학습이 담겨 있습니다.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병원 문을 열던 날부터, 환자의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전공의 시절, 더 깊은 전문성을 쌓기 위해 선택하는 전임의 과정까지.
이 모든 시간은 한 사람의 의사가 ‘진짜 의사’가 되기 위해 쌓아가는 경험의 조각들입니다. 우리가 병원에서 만나는 다양한 명찰의 이름들 속에는, 각기 다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련의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책임감이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인턴’이나 ‘펠로우’라는 말이 들리면, 그들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조금은 더 알게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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